"강경 지지층만 바라보는 한국당, 여야 모두에 위험"
2019.05.17 15:44:00
[윤여준-강원택 대담 ②] 한국당 우경화 어떻게 볼 것인가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 대치가 가파르다. 전국을 돌며 장외투쟁 중인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좌파 독재'로 규정하며 독설을 뿜는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승리에 이어 총선 승리까지 완성하려는 더불어민주당도 선거 채비를 서둔다. 영수회담이냐 다자회담이냐를 두고 청와대와 한국당의 신경전도 날카롭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대담을 통해 내년 총선 전망을 비롯한 정국 현안들에 대한 의견도 들어봤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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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지지층만 바라보는 한국당, 여야 모두에게 위험한 일"

2.27 전당대회를 통해 일거에 한국당을 장악한 황교안 대표가 정국 '키 플레이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2년 여 동안 리더십 붕괴와 지지층 이탈에 시달렸던 한국당이 황 대표 중심으로 반전의 모멘텀을 만든 건 분명해 보인다. 탄핵 사태 이전 수준으로 당 지지율도 복원됐다.

하지만 거의 모든 정치 관련 전문가들이 한국당의 기세에 의문을 표한다. '5.18 망언' 등 일반적인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태, 지나치게 우경화된 황교안 체제의 한국당은 확장성에 한계를 보일 것이란 지적이다.

강 교수는 "한국당은 매우 충성스러운 지지 세력에 기대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충성스러운 지지자들로 인해 끌어들여야 할 잠재적 지지자들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에 대해선 "장외로 다니는 건 차기 대선 후보로서 개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라고 했다.

강 교수는 또 "한국당이 소수 강경 지지층만 바라보며 무너지고 있으면 정부여당도 해이하게 된다"며 "한국당이 지나치게 현상에 도취해서 변화 없이 가는 것은 우리 정치와 여야 모두에게 위험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윤 전 장관은 황 대표의 향후 행보에 두 가지 관건을 짚었다. 첫째, "태극기부대 세력과의 관계를 지금처럼 가져가면 선거에서 이길 수가 없다. 과감하게 진로와 정체성을 바꾸는 결단의 시기 온다고 본다"고 했다. 둘째, "아직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황 대표가 어느 시점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민주당을 향해선 "2040 세대가 지금 문재인 정부에 굉장히 토라져있다"며 "이들이 한국당을 찍지는 않을 텐데, 그러면 투표 기권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을 향해선 격려와 우려가 엇갈렸다. 강 교수는 "바른미래당이 내부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정렬될지가 중요하고, 대외적으로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정리될 필요가 있다"면서 "새로운 보수의 길을 어떻게 정립하느냐에 따라 양극화된 정치 구도 속에 떠도는 유동적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윤 전 장관은 바른미래당의 두 축인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전 의원의 '케미'를 반신반의했다. 

윤 전 장관은 "유승민 의원은 가치 지향적이지만, 국가안보에 대해서 굉장히 강경하고 편협한 면모를 보이는 점은 시대상황에 맞지 앉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안철수 전 의원에 대해선 "이상이나 가치를 추구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유리하냐 불리하냐를 중요한 근거로 삼는다"고 평가했다. 

내년 총선 룰은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이 빛을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자문위원인 강 교수는 선거제 개혁에 적극적으로 의미부여를 했다.

강 교수는 "정치가 달라지려면 선거제 개혁을 통해 진입장벽 낮추고 경쟁을 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회의원 증원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이 늘어나는 것은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통제 강화라는 측면에서 국민들에게 나쁜 일이 아니다"라며 열린 검토를 당부했다.

윤 전 장관도 "60명 정도 증원은 국민들 설득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지금은 국회가 워낙 미워서 그렇지만,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국민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장관은 문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 사이의 회담 형식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중재 역할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문희상 의장이 전현직 국회의장단의 의견을 모아 전달하는 형식으로 중재자 역할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15일 오후 박인규 프레시안 협동조합 이사장이 진행한 윤여준 전 장관과 강원택 교수의 대담 전문.

"문재인 정부 실망감이 곧 한국당 지지로 이전되지는 않아"

프레시안 : 정치는 선택이다. 한국당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지만 한국당의 현실인식을 보면 과연 대안세력이 될 수 있을까 걱정이다. 한국당의 리더십과 정치적 행태를 어떻게 평가하나.

ⓒ프레시안(최형락)

강원택 : 강력한 구심이 없어서 위기감을 가졌던 보수 세력이 결집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황교안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의 역할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상대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던 때는 말을 못하던 보수가 이제는 말을 하게 된 것이다. 

다만 그 분들은 한국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져도 한국당에 표를 던질 분들이다. 관건은 한국당이 내년 총선 때 외연을 확장해서 강성으로 묶인 고정 지지층을 넘어서는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그건 여전히 부족하다고 본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보수, 중도적인 사람들은 말을 하지 않고 있다. 목소리 크게 내는 사람들은 강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다. 중도층은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5.18 광주 문제 등에 한국당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데, 이 분들이 문재인 정부가 싫다고 한국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국당은 매우 충성스러운 지지 세력에 기대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충성스러운 지지자들로 인해 끌어들여야 할 잠재적 지지자들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장외로 다니는 건 차기 대선 후보로서 개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라고 본다. 하지만 한국당이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이나 방향 전환이 없이 자아도취적이다 보니 막말도 나오고 실수도 나오는 것 아닌가 싶다. 한국당이 심각하게 깨달아야 할 것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곧바로 한국당 지지로 이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당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정부여당도 긴장을 한다. 한국당이 소수 강경 지지층만 바라보며 무너지고 있으면 정부여당도 해이하게 된다. 한국당이 지나치게 현상에 도취해서 변화 없이 가는 것은 우리 정치와 여야 모두에게 위험한 일이다. 

윤여준 : 중도, 개혁적인 사람들은 한국당을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 어떻게 이명박, 박근혜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느냐고 한다. 한국당이 강경투쟁을 통해서 고정지지층을 모으고 내부를 정비하는 데에는 효과를 봤지만, 그 이상은 어려울 것이다. 한국당도 왜 그걸 모르겠나. 큰 선거에서 이기려면 일정한 시점에 가서 서서히 리더십의 모양을 바꾸고 진로를 바꾸어야 한다. 

태극기부대와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지금 한국당과 결합돼 있는 태극기부대는 강경 여부를 떠나 보수의 가치를 주장하는 세력이 아니다. 무조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다. 이 세력과의 관계를 지금처럼 가져가면 선거에서 이길 수가 없다. 과감하게 진로와 정체성을 바꾸는 결단의 시기 온다고 본다. 

선거는 구도와 전략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민심이 사나워지면 구도와 전략은 무의미해진다. 이명박, 정동영 후보가 겨룬 2007년 대선 때 '응징투표'라고들 했다. 일반적으로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차이가 좁혀져야 하는데, '묻지마 투표'를 한 결과로 500만 표 차이가 전혀 좁혀지지 않은 채 끝난 것이다. 민심이 사나워진 탓이다. 민심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구도나 전략은 그 다음이다. 

한국당을 보자면, 황교안 대표는 행정부에만 있었던 사람이다. 그중에서도 검찰, 공안검사로만 성장했고 탄핵 과정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과정을 관리했던 사람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어느 시점엔가 정리를 해야 할 텐데,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도 민심이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를 무조건 지지했던 2040 세대가 지금은 굉장히 토라져있다. 이 친구들도 한국당은 절대로 찍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면 이들은 투표 기권율이 높아질 수 있다. 민주당이 2040 세대 발길을 돌리려 노력을 하겠지만,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강원택 : 내년 총선은 2016~17년 촛불 집회를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 한국당은 '반대파들의 박근혜 내쫒기'로 촛불을 이해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이자 변화에 대한 욕구 분출로 읽어야 한국당도 변화할 수 있는데, 정파적 시각으로 독해해버리면 자기들은 바꿀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국민적 요구, 보수·진보가 함께 변화를 요구했던 정치적 사건에 대해 제도권 정치인들이 정파적으로만 읽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새로운 사람들, 특히 새 인물들이 많이 들어가서 정치적 변화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개인적인 관심이다.

"유승민-안철수 '케미' 맞을까?"

프레시안 : 바른미래당 사정이 좋지 않지만, 국민적·시대적 과제에 부응하는 보수 세력으로 거듭날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강원택 : 구 바른정당이 최초 상태로 유지됐다면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바른정당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많았는데, 바른미래당이 되면서 정체성이 애매해졌다. 보수인지 진보인지도 애매하고 당내 사정도 복잡하다. 바른미래당이 내부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정렬될지가 중요하고, 대외적으로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정리될 필요가 있다. 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전 대표도 돌아오겠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보수의 길을 어떻게 정립하느냐에 따라 양극화된 정치 구도 속에 떠도는 유동적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윤여준 : 가능성에 기대를 하면서도 과연 유승민, 안철수 두 사람이 그걸 해 낼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열린 공간에서 수많은 아젠다와 이슈가 널려있다시피 했는데, 하나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유승민 의원은 정치적 책임감으로 무언가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마치 토라져서 혼자 있는 것처럼 비쳐진다. 유승민 의원은 가치 지향적이지만, 국가안보에 대해서 굉장히 강경하고 편협한 면모를 보이는 점은 시대상황에 맞지 앉아 보인다. 

안철수 전 의원은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길 없다. 다만 과거에 겪어본 경험에 의하면, 안 전 의원은 정치적 이상과 가치를 추구하기보다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유불리를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이상이나 가치를 추구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유리하냐 불리하냐를 중요한 근거로 삼는 것을 목격했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의 이른바 '캐미'가 얼마나 맞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한다. 기대를 가지면서도 잘 될까 회의가 드는 게 사실이다.

강원택 : 한국당에 가지 못한 보수 진영의 자원은 여전히 많이 있다. 그림과 명분을 만들어서 새로운 인물자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바른미래당이 총선에서 다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하기 나름이다. 

"국회의원수 증원이 옳다"

프레시안 : 패스트트랙은 그나마 문재인 정부 개혁의 성과가 아닌가 싶다. 특히 선거제 개편은 모두들 어려울 것이라고 봤는데 여야 4당이 함께 결과를 도출했으니 희망의 단초는 마련했다고 본다. 최종 결과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선거개혁이 한국정치를 바꾸는 중대한 계기가 될 수 있을까.

강원택 : 정치개혁특위 자문위원을 한 입장에서 보면, 87년 체제의 핵심은 강력한 대통령제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지역주의 정당체제다. 지역주의 정당구도를 깨는 것도 중요한 과제인데, 단순다수제 선거에선 불가능하다. 새로운 정당 출현이 어렵기 때문이다. 강세 지역에서 공천을 받는 게 중요한 정치인들에게 민심은 중요하지 않다. 당연히 정당의 반응성이 낮아지고 정치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독과점 체제가 나온 것이다. 지역은 경쟁 없는 정당 체제, 일당 체제다. 

이를 깨고 정치가 달라지려면 선거제 개혁을 통해 진입장벽 낮추고 경쟁을 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의원 정수를 늘리지 않고는 현역 의원들이 선거법 개정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자문위는 360명으로 늘리자고 제안한 것이다. 국회 불신 여론 탓에 증원을 못한다고 하는데, 의원들이 여론 나쁘다고 세비 안 올렸나. 원하는 것은 다 했다. 기왕에 패스트트랙에 올랐으니 잘 관철이 돼서 제대로 됐으면 한다. 

다만 패스트트랙 제도에 대해선 고민이 많이 생겼다. 13대 국회 때 4당 체제가 형성되면서 합의체제가 도입됐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에도 합의체제는 지속됐다. 제1당이 과반을 얻어도 상임위원장을 야당과 나누고, 원구성부터 합의에 기반해 국회를 운영해왔다. 사실상 과반의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선거가 정치 경쟁의 끝이 되지 못하고, 선거 이후에도 국회에서 만성적으로 싸움을 하게 되니 합의제를 제도화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게 국회선진화법이다. 

그런데 선진화법을 만들었음에도 이번에 합의제적 방식이 무력화됐다. 합의제적 방식이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타협을 강제하는 측면이 있어서 낫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갈등을 보면서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게다가 패스트트랙 갈등을 겪으며 양당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것을 보니, 우리 국민들 중 적지 않은 분들은 '동물국회'를 더 좋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대정당 간의 적대적 공생에 회의감이 깊어졌다.

프레시안 :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제 개혁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될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이 많이 나온다. 두 분은 어떻게 보나. 

강원택 : 명분이 있는 일이고, 급한 대로 패스트트랙에 올려놓는 데는 성공했다. 선거가 현실로 다가오면 의원수 증원 얘기가 나올 것이다. 30명이든 50명이든 늘어나는 것이 맞다. 국회 상임위 중에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있는데, 과학, 기술, 정보, 통신이라는 네 분야가 한 상임위로 묶여있다는 것은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통제 기능과 전문성이 취약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의원수가 늘어나면 나눌 수 있다. 국회의원이 늘어나는 것은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통제 강화라는 측면에서 국민들에게 나쁜 일이 아니다. 또한 선거제 개혁 논의는 거의 20년 된 문제라서 의원들이 의지만 가지면 될 수 있다.

윤여준 : 60명 정도 증원은 국민들 설득이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은 국회가 워낙 미워서 그렇지만, 강 교수처럼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국민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 당장은 한국당을 설득해 국회 정상화를 해야 한다. 대통령과 당 대표 회담 형식을 두고 갈등이 있지만, 정상적 정치로 돌아가기 위해서 무엇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윤여준 : 회담 형식은 절충할 수 있다. 과거에도 여야 대표들이 모두 만나고 별도로 단독회담을 했던 전례가 있다. 문 대통령은 (공동 대표회담이 없는) 완벽한 일대일 회담은 피하려고 할 것이다. 일대일로 마주앉으면 야당 대표의 리더십이 굉장히 강화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 예민한 시기에 그런 형식은 꺼릴 것이다. 황 대표는 지금은 일대일 회담 아니면 안 하겠다고 하는데, 계속 거부만 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 한국당도 어느 시점엔가 돌아서는 퇴로를 열려고 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분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전직 국회의장들을 초청해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보는 게 어떨까 한다. 언제까지 강대강 대치로 갈 수는 없으니, 전현직 의장단의 의견을 모아 전달하는 형식으로 문 의장이 중재자 역할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우파 포퓰리즘을 기대하는 사람들 꽤 있다" 

윤여준 : 개인적으로 강 교수에게 묻고 싶은 게 하나 있다. 경제적 불평등 심화와 맞물려서 좌파 정권에선 우파 포퓰리스트가, 우파 정권에선 좌파 포퓰리스트가 등장하는 현상이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보수세력의 몰락을 재촉했고, 그 다음 집권한 진보정부도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나.

강원택 : 싸움이 격한 이유는 승자가 모든 것을 다 갖기 때문이다. 한 표라도 더 얻으면 모든 것을 다 갖게 되고, 한 표라도 적으면 아무것도 갖지 못하기 때문에 남의 불행을 만들려는 행태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힘을 합치고 협치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가려면 분권형으로든 내각제로든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포퓰리스트 정치인의 등장 가능성을 여쭤보셨는데, 어떻게 보면 안철수 현상이 그런 바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기존정치에 대한 불만, 정치 신인에 대한 기대가 맞물렸다. 미국에서도 포퓰리스트는 계속 있어왔다. 트럼프 출현 이전에는 정당이 제 기능을 해서 포퓰리스트를 제어해 왔는데, 지금은 정당이 개방적 형태로 가다보니 막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우리는 정당의 제어 기능이 그래도 아직 남아 있고, 주요 후보자들은 모두 정당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단기적으로 포퓰리스트의 위협이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보수가 취약한 상황에서 보수에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아웃사이더가 등장한다면 우리의 경우에도 우파 포퓰리즘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에서는 당내에서 성장한 후보들이 꽤 있지만, 보수정당은 그 부분이 허약하다. 

프레시안 : 윤 장관은 우파 포퓰리즘의 발호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윤여준 : 우파 포퓰리즘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 심지어 그럴만한 인물을 찾아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러면 나는 섣불리 되는 일이 아니라고 한다. 포퓰리스트라고 해도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양당에 대한 실망이 있다고 해도 갑자기 등장할 수는 없다. 나는 그런 얘기 들으면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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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기자
hilltop@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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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