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촛불정부와 민주시민 이간질 말라" 일갈
2018.07.08 17:49:06
혜화역 시위 '편가르기' 비판…김부겸·정현백 해임 요구하는 靑청원까지 등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혜화역에서 열린 '제3차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시위'에 대해 "우리 사회가 여성의 외침을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공화(共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왜 저토록 (여성들이) 절박한지 진지하게 경청해야 한다. 남성이라면 더욱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려스러운 것은 반박하고 비판부터 하려는 태도"라며 "3차 집회 이후 일부 언론에서 그런 기미가 보인다. 남성 혐오다 아니다, 정부를 비판했다 아니다… 지금 그런 시시비비는 또 다른 편가르기"라고 일갈했다. 이는 일부 언론이 혜화역 시위에서 나온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언급을 침소봉대하며 시위의 본질을 왜곡한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촛불 시민이 세운 정부다. 민주시민과 촛불정부를 이간질해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여성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언론이 알려주셔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어 김 장관은 집회 주최측이 이번 시위를 "국가가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여성들의 외침이자 국민의 반인 여성들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도 대한민국의 민주시민임을 외치는 시위"라고 규정한 대목을 "가슴에 와 닿았다"고 동의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여성과 남성, 우리는 모두 민주공화국의 시민"이라며 "시민이 다른 시민의 외침에 귀 기울일 때, 그리고 그의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할 때 비로소 공화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또 "편파 수사의 당사자로 지목된 경찰청은 행안부의 외청"이라며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 국가'에 (행안부 장관으로서) 나 역시 포함된다. 내 책임이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어 "경찰 조직의 명운을 걸고 몰카 단속, 몰카범 체포, 유통망 추적 색출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결코 보여주기 쇼가 아님을 실천으로 입증해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오후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불편한용기' 주최로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열린 '제3차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6만 명(경찰 추산 1만9000여 명)의 여성이 참석했다. 

이들은 △여성 경찰관 90% 비율 임용 △여성 경찰청장 임명 △문무일 검찰총장 사퇴 △판검사 등 고위 관직 여성 임명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촬영·유포·판매·구매자에 대한 강력 처벌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집회 도중 일부 참가자들이 '문재인 재기해' 등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대목을 문제삼아 혜화역 시위를 비판하기도 했다. '재기해'는 2013년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한 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죽음을 조롱하는 말로 알려졌다.

김부겸 장관에 앞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도 7일 밤 SNS를 통해 올린 글에서 "혜화역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현장에 다녀왔다"며 "많은 여성들이 분노하고 절규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여가부 장관으로서 직접 듣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뜨거운 땡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촬영을 비롯해 성범죄를 근절하지 못하는 국가기관과 우리사회 전반의 성차별을 성토했다"며 "국무위원의 한사람이자 여성인권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송구스럽고 마음이 무거웠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그동안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보다 안전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며 "혜화역에서 외친 생생한 목소리를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불법촬영 및 유포 등의 두려움없이 일상을 누릴수 있게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정 두 장관이 이같은 글을 게시하자마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들을 해임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정 장관 경질을 청원한다'는 게시글은 "혜화역 시위는 남녀 갈등을 조장하고 정부 수장인 대통령을 모욕하는 언사로 가득찬 시위였다"며 "그럼에도 정 장관은 일부 극렬 페미니즘 추종자들의 일방적 주장과 반정부 선동에 동조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2만 명이 넘는 이들이 동의를 표했다.


또한 8일 올라온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청원인은 "김 장관은 혜화역 시위를 촛불시위에 비교하는 역겨운 망언을 늘어놓았다"며 "저런 사람이 대한민국 행정안전부 장관직에 있다는 사실이 역겹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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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규 기자
fara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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