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한국당 당원 "자유한국당 폭삭 망해버려라"
2018.06.13 18:55:05
출구조사 결과에 무거운 침묵, 홍준표 상황실 떠나

자유한국당 여의도 당사는 한 동안 정적이 감돌았다. 9개의 TV스크린에서조차도 그 어떤 말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기자들도 당직자도 모두 말이 없었다. "에어콘 좀 틀어라. 여기 너무 덥다" 출구조사 발표 전 당사 상황실에 도착한 김성태 원내대표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오후 6시 정각,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김 대표의 목소리도 작아졌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으로 기울여진 운동장에서 2주간 정말 열심히 뛰었다"며 "야당은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미 관계가 나와서 한반도 핵폐기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국민들 마음이 6.13 지방선거 의미를 상실시켜버렸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출구조사를 계속 응시하던 김 원내대표가 손수건으로 땀을 닦기 시작했다. 홍 대표는 두 손을 모아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 손가락에 침을 묻혀 입술에 댔다. 

 

▲6.13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눈을 감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다. ⓒ프레시안(이정규)

 

무거운 공기가 당사 상황실에 내려 앉았다. 그 와중 홍 대표는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TV조선 스크린에 울산시장 김기현 후보가 38%를 득표했다고 나온 순간이었다. 출구조사 발표 후 10여분이 흘렀다. 홍 대표가 갑자기 자리에 일어났고, 김 원내대표도 따라서 나갔다. 당직자들도 우르르 몰려나갔다. 침묵으로 꽉찼던 당사가 소란스러워졌다.

기자들은 달려나갔다. 홍 대표의 말을 들으려 뛰어 쫓아갔다. 몸싸움에서 이긴 어느 한 기자가 홍 대표에게 붙어 "대표님 한 말씀만 해주시죠!"라고 소리쳤다. 홍 대표가 "좀 이따가"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당사 6층 당 대표실로 향했다.

지도부가 다 빠져나갈 무렵, 조용하던 당사가 소란스러워졌다. 30년 동안 당비를 냈다던 자유한국당 한 지지자는 "자유한국당 폭삭 망해버려라!"라고 소리쳤다. 그는 "당비를 1만 원에서 시작해서 5만 원까지 밀리지 않고 냈던 사람"이라며 "보수가 다 흐트러져버린 거야. 보수가 흐트러져서 뭉치지 않은 거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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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규 기자
fara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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