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주한미군은 한미동맹 문제…평화협정과 상관없다"
2018.05.02 10:17:55
문정인 특보 주장 선 그어…'중국 패싱' 논란도 해명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평화 협정이 체결된 뒤에는 주한미군 철수라는 딜레마가 온다'고 주장한 데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주한미군은 한미 동맹의 문제이다. 평화 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는 평화 협정을 체결해도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주한미군은 중국과 일본 등 강대국들의 군사적 긴장과 대치 속에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설사 북한과 긴장 관계가 끝나도, 동북아 정세상 주한미군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불은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댕겼다. 문정인 특보는 지난 달 30일 미국 외교 전문 매체 <포린어페어스>에 기고를 통해 "평화 협정이 채택된 뒤에는 한국에서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철수하면 한국의 보수 진영이 강력히 반대할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중대한 정치적 딜레마에 직면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 발언으로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에서 청와대를 비판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논란 확산을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문정인 특보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발언을 전달한 뒤 "대통령의 입장과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단속했다. 이는 문정인 특보는 '특보이기도 하지만 교수로서 표현의 자유가 있다'던 기존 청와대 태도와는 다르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가 주한미군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평화 협정은 남북, 미국, 중국까지 포함하는 의미의 한반도 전체의 평화 정착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협정이고, 관련국들이 참여하기에 주한미군 문제도 그런 관련 속에서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평화 협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라고 하면 철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북한과 긴장 상태가 풀려도 주한미군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점은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

평화 협정에 '3자' 또는 '4자' 명시…"중국 패싱 아니다"

청와대는 이른바 '중국 패싱' 논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치적 선언인 '종전 선언'에는 중국이 빠질 수도 있고, 제도적 장치인 '평화 협정'에는 중국을 포함할 수 있기에 "중국을 배제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판문점 선언에서 평화 협정 체결의 주체를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이라고 언급함으로써 중국이 소외감을 느낀다는 데 대해 해명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 패싱'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을 분리해볼 필요가 있다. 종전 선언은 그야말로 정치적 선언이고, 평화 협정 체결은 법적인,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 선언을 올해 안에 한다'는 것은 정치적 선언이기에 여기서 중국이 필요하지는 않다. 이미 중국은 한국, 미국과 수교를 했다. 적대관계, 대립 관계가 이미 청산된 상태인데, 굳이 종전 선언의 주체로서 중국이 들어갈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평화 협정을 체결하는 데는 남북만의 문제도, 북미만의 문제도 아니다.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의 의미는 중국에 (평화 협정 체결에 참여할지에 대한) 의향을 물어보는 것이다. 중국을 배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7년 10.4 선언 때는 들어오라고 요청했는데 중국 정부가 답이 없어서 3자 또는 4자라고 얘기했던 것"이라며 "중국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4.27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 뒤, 미국, 일본, 러시아 정상들과 차례로 통화하고 그 결과에 대해 설명했지만, 아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통화하지 않았다. 한중 정상 간 전화 통화가 늦어지는 것도 '평화 협정' 체결에 대한 중국의 결심이 아직 안 섰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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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dongglmoon@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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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팀에서 노동 분야를 담당하며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 등을 다뤘다. 이후 환자 인권, 의료 영리화 등 보건의료 분야 기사를 주로 쓰다가 2015년 5월부터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