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단 "평양에서 다시 만나자"…작별 인사
2018.02.11 20:40:04
文대통령 "이 만남의 불씨, 횃불 되도록 남북 협력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사흘 차인 11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함께 서울에서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방남 마지막 날을 맞이한 북한 대표단은 "다시 만나자"는 말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희망을 말하며 작별 인사를 갈음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인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과 함께 이날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 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 관현악단 특별 공연'을 봤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먼저 "대통령께서 바쁘고 전반적인 대사를 보살펴야 하는데도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기쁘고 인상적"이라고 인사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삼지연 관현악단의) 강릉 공연도 감동적이었지만, 서울 공연은 관객도 많고 시설도 더 좋다"고 말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대통령과 함께 의견을 교환하고 자주 상봉할 수 있는 계기와 기회를 마련했으니, 다시 만날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고 말하며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가 만난 게 소중하다. 이 만남의 불씨를 키워서 횃불이 될 수 있도록 남북이 협력하자"고 말했다.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 첫 곡은 '반갑습니다'였고, 마지막 곡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다. 마지막에 걸그룹 '소녀시대'의 서현 씨가 깜짝 등장해 북한 가수와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남북 합동 공연이 이뤄지는 무대 뒤에는 "다시 만나자"라는 자막 글씨와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영상이 나왔다. 노래가 끝나자 서현 씨가 북한 가수와 포옹하는 것으로 막이 내렸다.  

문 대통령 부부와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여정 특사는 박수를 치며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이 끝나고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마음과 마음을 모아서 난관을 이겨나가자"라고 말했고, 김여정 특사는 김정숙 영부인에게 "늘 건강하세요. 문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오세요"라고 작별 인사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북한 대표단은 이날 점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오찬을 했고, 저녁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찬을 했다. 임종석 실장은 "오늘은 정말 편하게 밥 먹는 자리"라며 김여정 특사에게 건배사를 요청했다.

김여정 특사는 수줍은 표정으로 "제가 원래 말을 잘 못 합니다. 솔직히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되리라 생각 못 했고, 생소하고 많이 다르리라 생각했는데, 비슷하고 같은 것도 많더라. 하나 되는 그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건배사를 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어제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김여정 특사가 "우리 응원단의 응원 동작에 맞춰 남쪽 분들이 함께 응원해줘 참 좋았다"고 말하자, 임종석 실장은 "그게 바로 저희였습니다"고 말해 좌중이 웃음바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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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을 끝으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2박 3일 방한 일정은 마무리됐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비행기에 오르는 마지막 길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천해성 차관이 배웅했다.

조명균 장관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오간 얘기 중에 중요한 얘기가 많아서 마음 같아서는 2박 3일이 아니라 두어 달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체류 기간에 대해서는 생각도 안 했다. 만나니 모두가 기쁘고 감격에 반갑기 그지없다. 온겨레의 염원인 통일의 대업 실현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다시 만나리라는 희망이 오르니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인사가 잠시 동안 헤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명균 장관은 "말씀하신 대로 잠시 헤어지는 거고, 제가 평양을 가든, 또 재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조 장관과 포옹하고 조 장관의 등을 토닥인 뒤, "저의 간절한 부탁이 실현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빌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 대해 마지막으로 당부한 것이다. 

조명균 장관은 김여정 특사와 최휘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차례로 악수했다. 김여정 특사는 악수하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했고, 리선권 위원장은 "또 만납시다. 잘 되어야죠"라고 말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오후 10시 24분 인천국제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2호'를 타고 평양으로 돌아갔다. 

▲ 임종석 비서실장이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찬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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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dongglmoon@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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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팀에서 노동 분야를 담당하며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 등을 다뤘다. 이후 환자 인권, 의료 영리화 등 보건의료 분야 기사를 주로 쓰다가 2015년 5월부터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