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배숙 만난 안철수 '비례 출당 요청' 면전 거부
2018.02.07 14:36:12
국민의당, 민평당에 "호남팔이 구태정치" 비난…손금주는 추가 탈당
민주평화당 창당 직후부터 민평당과 국민의당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민평당은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탈당해 세운 독자 신당이다.

조배숙 민평당 대표는 창당 및 대표직 취임 이튿날인 7일 오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하고, 민평당과 뜻을 같이하는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들을 출당 형식으로 내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조 대표는 안 대표를 만난 후 기자들에게 "저희가 정중하게 요청을 드렸다"며 "국민의당 출범 때의 총선 민의에도 맞지 않고, 비례대표 의원들이 그쪽(통합신당)에 합류할 뜻이 없다고 분명히 밝히고 민평당 창당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줬기 때문에 그 분들 의사를 존중해 선택할 수 있게 배려해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원칙적 부분을 말했다. 이미 여러 차례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고, 그 말씀을 드렸다"고 역시 기자들과 만나 말했다.

조 대표는 안 대표의 거부에도 "세상 만사는 변하는 것이고 역동성이 있다"며 "좀더 심사숙고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안 대표는 "새로운 공동대표 체제가 시작돼도 (비례 출당 불가 입장이)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재차 거부 뜻을 분명히 했다.

회동 시작부터 두 대표의 만남은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안 대표는 웃음을 지으며 "어서 오시라"고 인사를 건넸으나 조 대표는 웃음 없는 딱딱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 안 대표는 인사말에서 "취임 축하드린다"며 "선의의 경쟁으로 다당제를 제대로 지킬 수 있는 두 당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고, 조 대표는 "진심으로 축하해 주시는 것으로 믿겠다"며 "갈 길이 다르지만 원래 같이 출발한 만큼, 국회에서 할 얘기는 같이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조 대표의 안 대표 예방은 이어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예방과도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추 대표는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을 언급하며 "이럴 때 조 대표께서 민주당과 힘을 합쳐 국회가 스스로 자정능력을 회복하는데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고, 조 대표도 이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며 "우연인지, 개혁·진보진영 당 대표가 3인 모두 여성"이라며 "언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셋이 같이 오찬이라도 하자. 제가 취임 턱을 내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추 대표와의 회동에서는 "저희는 근본적으로 야당"이라며 선거제도 개혁을 강조하고 "대통령은 개헌을 주장하는 것이 맞지 않다. 국회에서 서로 협의해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추 대표는 조 대표의 발언을 경청하며 "더 깊이 논의하고 고민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조 대표는 추 대표가 제안한 권성동 법사위원장 문제에 대해 "국민들 보기 부끄럽다. 그런 일이 있으면 위원장직을 계속하는 게 국민께 송구스럽다는 입장이고, 본인이 잘 생각해서 용단을 내렸으면 한다"고 동의를 표하며 "우리 당 법사위원인 박지원·이용주 의원이 잘 (대처)하실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신임 대표가 7일 오전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안철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호남 잔류파, 민평당 '배신자' 발언에 발끈…"호남팔이 구태정당, 소멸 길 갈 것"

국민의당과 민평당의 불편한 관계를 드러낸 장면은 당 대표 간 상견례뿐만이 아니었다. 조 대표의 국민의당 예방 1시간 후, 국민의당에 남은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평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한때 '중재파'로 불렸던 박주선·김동철·주승용 의원과 권은희·김관영·송기석 의원 등이 마련한 자리였다.

김동철 의원은 "참으로 착잡한 심정"이라며 "당 대표의 독주를 핑계삼아 기다렸다는 듯 국민이 만들어준 당을 박차고 나가 신당을 만드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벌써부터 민평당 내부에서는 심지어 지방선거 후 민주당 합류조차 긍정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이 뉴스가 사실인지 눈을 의심하게 된다. 국민의당에서 함께하며 내뱉었던 말들은 지역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전날 '배신자' 등 잔류파를 비난한 민평당 박지원 의원에 대해 이들은 적개심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김 의원은 "날마다 하루에 수 차례씩 국민의당과 안 대표에 대해 가시돋힌 험단을 퍼붓고 있다. 어떻게 당 대표, 원내대표를 지내고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지낸 분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느냐"며 "본인과 호남 정치인 전체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설이 아니라 후진 양성에 힘쓰는 정치 원로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주승용 의원도 박 의원에 대해 "저를 배신자로 규정하면서 정치 선배가 후배에게 대놓고 막말성 발언을 했다. 대단히 유감"이라며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저 때문에 원내교섭단체가 안 됐다, 배신자다, 이런 발언을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한다"며 박 의원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안 대표 사퇴 후 유승민 대표와 통합신당 공동대표로 거론되는 박주선 의원은 민평당에 대해 독설에 가까운 혹평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민평당은 국민의당 지지층 극히 일부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호남에서조차 제대로 된 후보를 낼 수 있느냐는 회의가 강하다"며 "배타적·폐쇄적·고질적 지역감정을 선동·이용해 만든 당으로, 현 시대에 뒤떨어지고 국민의 뜻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구태정치를 하는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또 "호남 외의 도전을 포기하는 비겁한 행위"라며 "그 분들이 주장하는 명분과 논리는 견강부회 억지 주장으로, 국민과 호남인들의 준엄한 심판이 머지 않았다. 결국 소멸의 길로 끝날 것이다"라고까지 했다. 그는 "'호남팔이'를 하는 게 호남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이라도 자각하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자신이 통합신당 대표로 거론되는 데 대해 "저는 관심도 없고, 그 점에 어떤 의견을 피력한 바도 없다. 기대도 않는다"면서도 "다만 통합정당의 성공을 위해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겠다. 어떤 위치에서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주승용 의원은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분열된 것을 아쉬워하고 있기 때문에, 호남의 목소리가 더 반영될 수 있도록 호남 지역에서 대표가 나왔으면 좋겠다. 바른정당에서도 감안해 주리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구 '친안계' 초선 손금주, 탈당 후 무소속 선언

한편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소속 손금주 의원은 이날 탈당에 이어 무소속으로 남겠다는 뜻을 밝혔다. 판사 출신인 손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하는 초선의원으로, 안 대표 비서실장과 당 수석대변인 등을 맡아 친안계로 분류돼 왔으나 최근 바른정당 통합 국면에서 거취를 놓고 고심해왔다.

손 의원은 입장문에서 "국민의당이 분열된 지금, 현재의 위치에서는 제가 추구하고자 했던 역할을 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며 "당의 분열이 국민의당 창당 정신과 정체성을 훼손하고, 전국정당으로서 합리적인 균형추의 역할을 기대했던 호남 유권자들의 뜻을 받들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기에 저는 어느 길도 따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저는 오늘 국민의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홀로 광야에 남을 것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손 의원의 탈당에 대해 "지역 사정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안다"며 "그렇지만 앞으로 시간을 가지고 미래에 대한 선택(과정에서) 함께 만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본인이 고심 끝에 내린 선택이지만, 정치는 당에 몸을 담아서 해야 하는 것이고 미래 비전을 보면서 해야 하는데 혼자 남겠다고 하니 안타깝다"고 했다.

반면 박주선 의원은 "많이 아쉽다"면서도 "후배 정치인이기도 한데, 우유부단한 모습을 과연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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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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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