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월세'에 "임대소득세 제대로 매겨야"
2018.01.11 18:00:16
11일 국회서 민주연구원 토론회 "보유세 강화-거래세 완화" 논의
민주연구원이 11일 오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보유세 도입과 지대개혁의 구체적인 실천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민주연구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라는 점에서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발 부동산 증세 논의가 본격적으로 불붙는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추미애 당 대표 등을 통해 보유세 인상 논의가 산발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새 정부 들어서도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세 완화-보유세 강화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정세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은 부동산으로 인한 소득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한 후 "거래세 완화-보유세 강화가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 소장은 대략 1가구 9억 원 이하 1주택자를 실수요자로 대략 정의하고, 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과세 강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완전한 형태의 보유세' 과세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리라고도 정 소장은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정 소장이 이야기한 '완전한 형태의 보유세'는 '토지지대세'다. 토지지대세는 지난 대선에서도 국토세로 제안되어 이슈가 된 바 있다. 토지에서 나오는 잠재적 지대 소득을 모두 과세해, 불로소득 창출을 원천 봉쇠하고, 해당 세금은 기본소득으로 나눠주자는 제안이다. 

토지지대세를 과세하면 땅에서 기대되는 차익이 사실상 사라지므로, 우선 땅값이 완전히 안정되리라는 기대가 가능하다. 이는 결국 부동산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므로, 장기적으로는 양도세 역시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면 상승 기대가 사라지므로 부동산 거래도 오직 실수요자를 대상으로만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보유세(토지지대세) 강화가 양도세의 자동적 완화로 이어지므로, 정책 목표를 충족할 수 있다는 논리다. 

나아가 토지지대세 과세 시, 부동산 상승 기대가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부동산 가격 급락 우려 역시 사라질 수 있다. 사실상 지가를 고정시켜버리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이처럼 타당해 보이지만, 현실에 적용하는 게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그렇다면 무엇일까. 

정 소장은 "(토지지대세 과세는 현실적으로) 심각한 조세저항을 야기할 것"이라며 토지지대세 과세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모든 자가소유 주택에 지대수준 전체를 환수해야 하므로 대규모 조세를 걷어야 하고 △소득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지가 변동에 따라 세금을 걷고 △무엇보다 지가와 지대를 정확하게 계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실제로 소득이 발생하는' 임대소득세와 양도소득세를 현재보다 강화해 지대와 매매차익을 국가가 어느 정도 흡수"하고 "보유세를 현재보다 강화해 보유비용을 높임으로써 부동산 보유를 억제"하는 게 바람직한 대안이라는 주장의 근거다. 

정 소장은 이어 "현 수준의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 (과세 기준을) 강화하는 건 나쁜 선택이 아니"라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 하에서 토지 과세가 강화되었음을 확인 가능하다"고 전했다. 현 과세 기준으로 보유세는 크게 재산세와 종부세로 분류 가능하다. 

이번 토론회 참가자들은 큰 틀에서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 동감했으나, 전면적 강화는 조세저항을 불러오리라는 점 또한 명확히 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의 실패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보유세 강화 이전에 과세 표준 현실화 필요

참가자들은 보유세 강화, 즉 종합부동산세 강화 이전에 과세 표준부터 손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이후 대대적인 감세로 사실상 종부세가 무력화되었다는 진단 때문이다.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종부세 강화는 과세구간 하향조정, 과표구간 조정, 세율 인상을 통해 달성 가능하다"며 "이명박 정부의 감세조치에 따라 재산세 감세가 이뤄졌는데, 시장가격에 기반해 과세 표준이 설정되도록 과표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찬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통령령 개정만으로 (보유세의 하나인) 재산세 과세를 강화하는 건 지금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토지 50~90%, 주택 40~80% 내로 규정되어 있는데, 현재는 토지 70%, 주택 60%이므로 이를 한계인 토지 90%, 주택 80%까지 늘리는 게 당장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15년 기준 재산세 세수입 9조3000억 원을 대통령령으로 개정할 경우, 재산세 세수입이 약 13조 원까지 늘어난다"며 "이렇게 강화하더라도 재산세 실효세율이 시가 대비 0.2% 이하에 지나지 않아 여전히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보유세 강화 여력이 여전히 크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주정부별 재산세 실효세율은 0.5~2%가량이다. 

임대소득세도 제대로 매겨야

토론회 참가자들은 임대소득세 역시 이번 정부에서 강력하게 과세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 소장은 "민간임대가 활발한 독일은 원래 강력한 임대차 규제 제도가 있어, 이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임대사업자 등록) 유인책의 설계가 가능했으나, 한국에는 임대주택 등록, 임대료 인상 억제, 연속 임대계약 보장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임대차 규제 제도도 없다"며 "임대차 보호와 시장 선진화 차원에서라도 그간 도입하지 않은 임대사업자 등록 제도, 임대소득세 부과 실질화와 같은 신규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 소장은 국토교통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임대사업자 등록 유도 정책을 두고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당장 임대사업자 등록 규제를 실행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존재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관련기사 : 살인 월세 114만원 시대, 임대사업자 등록은 물건너?)  

정 소장은 "이미 몇 년 간 유예된 임대소득세 전면 과세를 더는 유예없이 시행"해야 한며 "임대소득에 관한 다주택자 전수조사를 실시해 임대소득 과세 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을 더불어민주당에 주문했다. 

아울러 "임대소득세를 제대로 걷는 건 불로소득을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방안"이라고 정 소장은 강조했다. 

김유찬 교수도 "임대소득 세원파악과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볼 때, 부동산보유세를 통해 임대소득의 대안적 과세라도 시행해야 한다"고 불투명한 임대소득 과세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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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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