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대전MBC사장 자진사퇴, 퇴직금 때문?
2018.01.09 08:20:56
12일 주총에서 해임 의결 앞두고, 8일 MBC본사에 사표 제출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MBC 방송장악'에 적극 나선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이진숙 대전MBC 사장이 자진 사퇴했다.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에도 대전MBC 사장 자리를 버텨오던 이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해임안이 처리될 것이 확실시 되자, 이에 앞서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지부에 따르면, 이진숙 사장은 8일 오후 5시께 MBC본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최승호 사장 취임 후인 지난달 28일부터 MBC는 이진숙 사장에 대한 해임 절차를 진행했고 오는 12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 사장 해임 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이 사장의 해임 사유는 편성규약 위반, 방송 사유화, 부당노동행위 등이다. 대표이사 사장의 경우 사표 수리 과정이 없기 때문에 사표 제출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임기를 두 달 앞두고 자진사퇴를 택한 이진숙 사장은 2억 원 상당의 퇴직금을 챙기게 됐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사장은) 오래 전부터 회사 안팎에서 사퇴를 요구받고도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가 임박하자 돌연 사의를 밝혀 퇴직금을 챙길 수 있게 됐다”며 “끝까지 잇속을 챙기려는 치졸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김재철 MBC 전 사장(왼쪽)과 이진숙 전 대전MBC사장. ⓒ연합뉴스


1987년 MBC에 기자로 입사한 이 사장은 2010년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경영진의 입장을 대변하는 '입'으로 활약하면서 '부역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국언론노조는 이 사장을 '박근혜 정권 언론부역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정책협력부장을 거쳐 홍보국장 겸 대변인, 기획홍보본부장 등 요직을 맡으며 'MBC 본사 사상 최초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지만, 기자로서 최소한의 합리적 의심과 상식을 저버렸다는 이유로 MBC 기자협회 사상 최초로 제명되기도 했다.

2016년 당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에서 전원 구조 오보 및 유가족 폄훼 보도의 책임자로 지목되기도 했으나 특조위의 동행 명령장을 받지 않으려고 잠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사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본부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또한 기획홍보본부장이던 지난 2012년 10월에는 MBC 2대 주주인 정수장학회의 고 최필립 이사장을 만나 문화방송 지분 매각을 논의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사장은 또 약 3년 간 대전문화방송 사장으로 근무하면서 보도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대전MBC지부는 이 사장이 있는 동안 지역과는 상관없는 중동 관련 뉴스가 보도고, 영상취재기자들에 대한 탄압 등 부당징계·부당전보가 진행됐다는 비판을 한 바 있다. 이 사장은 이라크 전 당시 종군기자로 대중에 이름을 알렸던 이른바 '스타 기자'였던 인물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MBC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진숙 사장 3년 동안 대전MBC는 언론 본연의 궤도를 이탈해 어두운 터널 속을 헤매기만 했다"면서 "국민의 재산인 전파는 버젓이 중동 뉴스를 내보낼 정도로 사유화됐고, 지역 곳곳의 다양한 여론에 민감했던 제작 자율성은 헌신짝처럼 버려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러한 이진숙 사장 퇴출은 대전MBC 재건의 시작"이라며 "지난 3년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출발하는 대전MBC는 오직 시청자만 바라보며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다면…

인터넷 뉴스를 소비하는 많은 이용자들 상당수가 뉴스를 생산한 매체 브랜드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온라인 뉴스 유통 방식의 탓도 있겠지만, 대동소이한 뉴스를 남발하는 매체도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관점이 있는 뉴스 프레시안은 독립·대안언론의 저널리즘을 추구합니다. 이러한 저널리즘에 부합하는 기사에 한해 제안 드립니다. 이 기사에 자발적 구독료를 내주신다면, 프레시안의 언론 노동자, 콘텐츠에 기여하는 각계 전문가의 노고에 정당한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쓰겠습니다. 프레시안이 한국 사회에 필요한 언론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허환주 기자
kakiru@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