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 대화 들어가면 모든 방안 놓고 협의"
2017.11.14 21:25:30
"구체적 북핵 해법?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
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한중 관계 최대 이슈인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과 관련해 "사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1일 한중 정상회담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드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 외교 실무 차원에서 합의가 됐던 것을 양국 정상 차원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넘어간 것이라고 이해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사드에 대해서 찬성 입장으로 바뀐 것도 아니고, 중국의 안보 이익에 침해된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우리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전혀 아니고 오로지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의 안보를 위해서 필요했던 것이라고 설명을 드렸다"고 양국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일단 그것으로 사드 문제는 언론에서 표현하듯이 봉인된 것으로 저는 이해를 한다"며 "사드 문제는 제쳐두고, 양국 간의 관계에는 그것과는 별개로 정상화시키고, 더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에 크게 합의를 한 셈"이라고 했다.

또한 "아마 다음 (12월) 방중 때는 사드 문제는 의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그때는 양국 관계를 더욱 더 힘차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중국과의 사드 갈등을 '봉인'한 것과 별개로, 국내 절차적으로 '임시 배치' 상태를 풀어나갈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임시’라는 표현을 정치적인 표현으로 생각들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이 아니고 법적인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법의 절차가 기지를 만들려면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되어 있다"며 "완전한 환경영향평가를 거칠 시간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우선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서 임시 배치를 결정한 것이었고, 최종적으로 결정하려면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정치적 결단'은 이미 내린 만큼, 진행 중인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이상이 없을 경우, '임시' 꼬리표를 떼고 사드 포대를 정식으로 배치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지금은 제재와 압박 강도 높여야 할 때"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 해법이 도출되지는 못한 가운데, 중국이 해법으로 내놓은 쌍중단(雙中斷 :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 군사훈련 동시 중단)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방안을 묻는 것은 정말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은 대화의 여건이 조성돼야 대화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 국면으로 넘어가더라도 지금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고도화된 상황에 비추어 보면 빠른 시일 내에 단숨에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로 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그러면서 "일단은 기본적으로 북한 핵을 동결시키고, 그 다음에 완전한 폐기로 나아가는 협의가 될 수 있고, 그런 협의가 되어 나간다면 그에 상응해서 우리와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에 어떻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 것인지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계적' 북핵 폐기 로드맵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단 대화에 들어간다면 모든 방안들을 열어놓고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북한을 대화의 길로 이끌어내기 위해서 북한을 제재하고 압박하는 강도를 높여나가는 것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기간 내내 홍보전을 펼친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지 여부에 대해선 "비관도 낙관도 하고 있지 않다"며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함께 협력을 하고 있고, IOC 측에서 주도적으로 북한의 참가를 권유하고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과거의 전례로 보면 북한은 늘 마지막 순간에 (참가 여부에 대한) 결정을 했다"고 막판까지 기대를 갖고 노력할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녀 혼성 피겨 쪽에서 북한이 출전권을 획득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참가할지 여부는 좀 더 대회에 임박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참가를 위해서 우리가 하고 있는 여러 노력들도 그때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참가하게 된다면 평창 동계올림픽은 단순한 올림픽 차원을 넘어서서 남북 간 평화의, 나아가서는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하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중국 봉쇄를 위해 미국과 일본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구상' 참여 논란과 관련해 "지난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때 우리로서는 처음 듣는 제안이었다"고 거리를 뒀다.

문 대통령은 "인도‧태평양의 경제 분야, 공동번영을 위한 협력이라면 우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가 없는데, 한미 동맹을 인도‧태평양 협력의 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 취지를 처음 듣는 우리로서는 정확하게 알기가 어려웠다"며 "그래서 우리의 입장 표명은 유보하고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앞으로 듣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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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기자
hilltop@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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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