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옛 이야기 품은 궁궐
2017.10.31 18:00:47
[프레시안 books] <홍순민의 한양읽기-궁궐>
1999년 나와 한국의 궁궐에 관한 지식 정리의 기본서가 되었던 <우리 궁궐 이야기>(홍순민 지음, 청년사 펴냄)가 크게 내용을 보강하고 수정해 상하 두 권의 <홍순민의 한양읽기-궁궐>(눌와 펴냄)로 다시 나왔다. 

한국의 도성을 주로 연구한 홍순민 명지대 교수는 서울의 대표적 궁궐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두 권의 책에 나눠 담았다. 

500컷 이상의 도판이 수록되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궁궐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게끔 책은 돕는다. 궁궐을 실은 사진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궁중기록화를 포함한 옛 그림, 근대 이후 궁궐의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 궁궐의 배치도 등을 통해 독자가 궁궐을 더 잘 이해토록 했다. 

왜 책이 단순 개정판으로 나오지 않고, 대대적으로 보강되었는가는 상권을 보면 이해가 간다. 저자는 "궁궐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바로 궁궐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한양을 알아야 궁궐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우선 한양을 감싼 도성을 돌아본다. 도성문을 따라 운종가, 남대문로를 지나고, 종루(종각)과 같은 주요 지점을 이동한 후, 그제야 궁궐을 소개한다. 

궁궐은 크게 여섯 공간으로 나뉘어 기능했다. 공식적인 왕가의 행사를 위한 외전, 임금이 일상을 보내던 내전, 차기 왕위 계승자인 왕세자가 활동하던 동궁, 궁궐 안에 들어온 관서가 머물던 궐내각사, 왕실 가족이 거주하던 곳이자 과거 시험이나 군사 훈련 등을 수행하던 후원이다. 

▲<홍순민의 한양읽기-궁궐>(홍순민 지음, 눌와 펴냄) ⓒ프레시안

하권은 서울에 남은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경운궁을 순서대로 나눠 소개한다. 조선왕조의 첫 궁궐인 경복궁은 지금은 서울의 대표적 랜드마크가 되었다. 그만큼 다채로운 역사를 담은 곳이기도 하다. 완전히 파괴되었다가 일부가 복원된 동궁, 일제강점기 조선총독의 관저가 들어섰고, 현대에 들어 청와대로 이어진 후원 등 아픈 역사도 담은 곳이다. 

창덕궁은 실제 조선왕조 임금들이 가장 오래 머무른 곳이다. 태종이 경복궁을 대신해 새로 지은 이 궁에서 조선왕조를 창업한 태조가 죽었다. 왕들이 오래 머무른 공간인 만큼 이야깃거리도 많다. 책은 왕들에 얽힌 궐의 역사를 공간과 함께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렇게 만난 궁궐은 그제야 '임금이 사는 곳'의 의미를 생생히 독자에게 알린다. 왕조국가의 모든 정점이었던 곳이다. 왕이 살고, 일상적인 통치 행위를 하고, 각종 법령을 만드는 조선의 핵심이 바로 궁궐이었다. 

한복 대여가 쉬워지면서 궁궐이 다시금 주목받는 시대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 1순위로 꼽히는 곳이 궁궐이다. 찾는 이는 늘어났지만, 궁궐을 찬찬히 음미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책은 궁궐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식을 독자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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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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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되면 거지부터 왕까지 누구나 만난다고 들었다. 거지한테 혼나고 왕은 안 만나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