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최악 성추문',힐러리에 불똥
2017.10.12 18: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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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도 '와인스틴 스캔들' 조사 착수

지난 5일 미국 <뉴욕타임즈>의 최초 보도 이후 <뉴요커>와 <가디언> 등 영미권 언론들이 연일 집중 보도하고 있는 "할리우드 사상 최악의 성추문"으로 미국 연예계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이 스캔들이 미국 정계 특히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맞섰던 힐러리 클린턴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이번 성추문은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이 무려 30여년에 걸쳐 현재 세계적인 스타가 된 다수의 배우를 비롯해, 영화사 직원, 모델 등을 가리지 않고 성추행을 해왔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일부 여성들은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비 와인스틴은 귀네스 팰트로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비롯해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굿 윌 헌팅', '시네마 천국', '킹스 스피치' 등 수많은 영화를 제작했다.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의 미국 배급도 맡았던 인물이다.

와인스틴은 1970년대 영화사 미라맥스를 설립하고, 2005년부터는 와인스틴 컴퍼니를 설립해 영화를 제작해왔다. 또한 스티븐 소더버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명장 반열으로 끌어올려 '킹 메이커'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제작에 관여한 영화들로 무려 81개의 아카데미상을 따냈다. 


▲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로 '사상 최악의 성추문'을 일으킨 하비 와인스틴.ⓒAP=연합


트럼프, 힐러리-와인스틴 커넥션 의혹 이용할까 


와인스틴의 성추문은 미국 정계에도 벌집을 쑤신듯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민주당에는 '와인스틴 사단 의원'이라고 불리는 정치인들이 많아 더 충격을 받고 있다.

와인스틴은 열성적인 민주당 지지자로 대선 때마다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했으며 특히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클린턴 후보를 위한 기금 마련 행사를 주도하고, 할리우드 연예계와 연결해주는 역할까지 했다. 게다가 와인스틴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페미니즘 운동에 거액을 기부하기도 하는 등 이중행각을 벌여왔다.


할리우드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진 와인스틴의 성추문 소식을 접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나는 전혀 몰랐다. 충격에 몸서리쳐진다"면서 그에게서 받은 정치자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는 등 진화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 법무부는 연방조사국(FBI)에 와인스틴 스캔들에 대해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분은 지난 1978년 미국에서 미성년자 강간혐의로 기소되자 유럽으로 도피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과 같은 사례가 와인스틴 사건에서도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 정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와인스틴을 알고 있다. (그의 성추문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손봐주겠다고 공언한 정적인 클린턴 전 장관이 와인스틴의 성추문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돈을 받아왔다는 점을 캐내려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와인스틴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여성들의 증언은 갈수록 동시다발적으로,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와인스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최근 뉴욕에서 고소한 루시아 에반스 등 피해자 등의 증언을 인용해, 와인스틴은 주로 알몸상태로 자신의 호텔 방으로 피해 여성들을 부른 뒤 성적 행위나 마사지, 또는 자신의 목욕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요구하는 등의 변태적 행위를 일삼아 왔다고 전했다.

20년전 와인스틴은 영화 <키스 더 걸>에 출연한 애슐리 저드를 자신이 있는 호텔 객실로 불러 샤워 가운만 입은 채로 만났으며 “마사지를 받거나 그게 싫다면 샤워하는 것을 지켜보라"고 치근덕댔다고 증언했다.

신문에 따르면, 와인스틴은 최소 8명의 피해 여성들과는 합의금을 주고 합의를 하기도 했다. 합의 시기는 1990년부터 2015년에까지 이르며 여배우와 이탈리아 모델 등이 포함돼 있다.

와인스틴의 성추문이 언론에 의해 폭로되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타들도 그동안 숨겨왔던 성추행 경험을 고백하고 나섰다.

귀네스 팰트로, 앤젤리나 졸리에 이어 프랑스 영화계 거물의 증손녀이지만 스스로 명배우 반열에 오른 프랑스 여배우 레아 세이두도 와인스틴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팰트로는 신인 시절이었던 22살 때, 영화 <엠마>에 발탁됐는데 이를 기회로 와인스틴이 "호텔 방으로 와서 마사지를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팰트로는 당시 남자친구였던 브래드 피트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고, 브래드 피트가 와인스틴에게 크게 화를 냈다고 말했다. 졸리도 와인스틴이 과거 자신을 호텔 방에서 추행하려 했다고 밝혔다.

레아 세이두는 11일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적 스타들의 폭로대열에 합류했다. 세이두는 "와인스틴이 호텔방으로 초대했지만, 거절하기 어려웠다"면서 "덤벼드는 그에게서 나를 방어하기 위해 온힘을 다해 빠져나와야 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법률전문가의 말을 인용, "와인스틴의 성추행 혐의가 형사법정에서 재판받게 되면 5년에서 최고 25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와인스틴 컴퍼니 이사회는 와인스틴의 성추문 보도에 즉각 와인스틴을 해고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와인스틴이 최소한 2년 전에 여러 여성과 합의금을 주고 은폐한 사실을 알려져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또한 와인스틴의 부인으로 유명 패션디자이너인 조지나 채프먼은 이번 성추문 보도에 환멸을 느낀다면서 이혼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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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선 기자
editor2@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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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입사해 주로 경제와 국제 분야를 넘나들며 일해왔습니다. 현재 기획1팀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