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국정원, 심지어 교사로 위장해 '전교조 와해 특수 공작'
2017.10.12 15: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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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김여진 합성 사진 제작한 심리전단 요원 행각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의 탈퇴를 유도하는 공작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국정원 적폐청산TF는 국정원 심리전단이 2011년 5월 하순께 원세훈 당시 원장에게 '전교조 와해 특수 공작' 계획을 보고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문서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에 넘겼다.

이 특수 공작을 주도한 이들은 배우 문성근 씨와 김여진 씨의 합성 사진을 제작해 유포한 심리전단 소속 팀 직원들이다.

이들은 2011년 당시 보수 학부모 단체가 전교조 소속 교사들에게 단체 탈퇴를 종용하는 편지를 집단 발송하자, 이를 계기로 전교조 교사로 위장해 인터넷에 전교조의 반국가·반체제 문제를 폭로하는 양심 선언 글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2011년 5월 19일 보수 성향 단체인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 연합' 김순희 상임대표는 전교조 소속 교사 6만여 명에게 전교조 탈퇴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은 5월 31일 포털 사이트 다음의 토론 사이트 '아고라'에는 '이제 나는 전교조 교사가 아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다음 아고라 해당 글 갈무리.


글쓴이 '양심교사'가 올린 이 글은 김 대표가 보낸 편지를 받고 고심한 끝에 떳떳한 교사가 되기 위해 참교육과 거리가 멀어지고 이념 색채가 짙어진 전교조를 탈퇴하겠다는 내용이다.

보수 성향 인터넷 언론들은 이에 대해 전교조 교사가 '양심선언'을 했다고 보도했고, 보수 논객들 역시 '전교조 교사의 투항'이라고 평가하며 글을 퍼날랐다.

검찰은 전교조 교사들에게 편지를 보낸 '학부모 연합' 간부와 심리전단 직원이 다수의 이메일을 주고받는 등 긴밀한 연락 관계를 유지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당시 이 단체가 6만여 명에 이르는 전교조 교사들에게 편지를 대량 발송하는 데 약 3000만 원의 자금을 쓴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과정에 국정원이 관여했는지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리전단은 보안 유지를 위해 외국인 명의의 대포 ID를 사용하는가 하면, '양심선언' 글을 올릴 당시 접속지역 정보를 세탁하는 IP 우회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이제 전교조 교사가 아니다' 글을 올린 '양심선언'은 현재 '탈퇴했거나 회원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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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기자
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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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막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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