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동 슈퍼마켓' 오명 벗으려면...
2017.07.24 08: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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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취재- 한국 해외입양 65년] 1. 추방 입양인 ④

※이 기사는 이경은 국제인권법 전문가, 제인 정 트렌카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 대표의 도움으로 취재, 작성되었습니다.


생후 18일 된 한국 아동이 미국 공항에서 입국을 저지당하는 일이 지난 2012년 있었다. 미국인 부부가 이 아동을 입양 목적 비자(IR-3, IR-4)가 아니라 친지 방문을 위한 비자면제프로그램(VWP)으로 입국시키려는 시도를 미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에서 제지한 것이다. 아이가 갓난아이인 점을 감안해 일단 입국을 허용했으나, 양부모를 자처하는 미국인 부부와는 격리시켰다.

사건의 전모는 이렇다. 한국의 한 보호시설에서 미혼모가 낳은 아이를 생모에게 '친권 포기 각서'만 받고 바로 인계 받아, 이 아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가려다 발각된 것이다. 입양을 주선한 한국의 미혼모 관련 시설장과 미국인 부부가 의뢰한 변호사가 이런 과정에 대해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자문했다고 한다.

실제 한국에서 아이를 데리고 인천공항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미국 공항에서 문제가 됐다. 입국 과정에서 제동이 걸린 미국인 양부모는 아동의 신병을 되돌려 달라는 소송을 미 국토안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했고, 미국 정부는 한미 양국 간에 벌어진 불법행위로 '보호자 없는 난민 아동' 신세가 된 아동에 대한 보호조치를 위해 한국 정부에 이 사실을 통보하였다.

뒤늦게 미국 정부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통보 받은 한국 정부는 이 사건을 '불법입양'으로 규정하고, 미국 내 소송에 개입하여, 아동을 국내 송환하였고, 아동은 국내 입양됐다.

국제입양과 관련된 스캔들이 종종 발생하는 미국에서도 이례적인 이 사건은 현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국무부와 국토안보부 소속의 연방검사들이 파견되어 관련 소송을 담당하였다. "미국인들이 더 이상 한국을 아동을 사오는 슈퍼마켓으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사건을 접한 미 국무부의 관료가 한국 정부 관료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한국과 미국 정부의 관심은 '입양인 숫자'...입양인의 삶은 관심 없다

제인 정 트렌카 대표는 “한국의 입양 정책은 오로지 숫자만 있어 왔다”고 지적한다. 한국 정부의 필요에 따라 입양 아동의 수를 늘리고 줄이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숫자'로 기록되는 입양 과정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친생 가족과 분리돼 낯선 땅으로 가는 아동에 대한 고려는 눈곱만큼도 없었다는 비판이다.

추방 입양인들, 더 나아가 추방의 배경인 입양인 시민권 문제가 발생한 이유도 입양을 숫자로만 생각한 한국 정부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입양 아동의 성장과 삶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까 다른 나라로 보낸 아동이 그 사회의 성원으로 살아감에 있어 최소한의 안전판인 '국적' 취득 여부를 확인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한 것이다.

입양인의 생존권과 인권에 대한 고려가 없기는 미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 아동을 자국의 국민으로 키우겠다고 데려갔으면 책임져야 한다(입양 결정은 미국 양부모가 한 것이지만, 미국 국무부 등 연방정부가 비자를 발급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도 공동의 책임이 있다). 미국 정부는 2000년 '아동 시민권법(CCA)' 제정 전까지 입양 아동의 시민권 획득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양부모에게 떠넘겼다. 그러다보니 해외 입양인 중 3만5000명이나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권이 없는 입양인들은 미국 내 선거에 참가하여 투표를 하거나 배심원으로서 재판에 참여할 경우 사기죄 혐의가 적용된다. 또 미국 연방정부에서 보장하는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등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주택 모기지 등 금융 서비스에서도 제외된다.

이런 시민권 미취득자들 중 일부가 급기야 출신국으로 추방을 당한다. 추방 입양인들은 “추방은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법원의 판결은 본국으로 추방한다는 것이지만, 입양인들 입장에선 '외국'으로의 추방이다.

입양인 추방,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노'를 해야 한다

"우리는 러셀 그린입니다."(관련 영상 바로 보기)

입양인 추방은 피할 수 없는 일인가? 아니다. 지난 2012년 11월 13일 뉴욕 이민 재판부는 러셀 데이비드 그린(한국 이름 임상금) 씨를 추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의 해외 입양인들이 1년 가까이 추방 반대 운동을 벌인 결과다.

미군 병사와 한국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그린 씨는 1980년 12세에 '웰컴 하우스 인터내셔널'을 통해 메사추세츠의 한 부부에게 입양됐다. 하지만 그는 불과 몇 달 만에 다시 입양 기관으로 보내졌다. 그는 자신을 입양하겠다고 약속한 다른 양부모를 따라 뉴욕으로 이주했다. 하지만 이 양부모는 러셀을 학대했을 뿐 아니라 마약에 노출시켰고, 러셀의 시민권 획득 역시 지원하지 않았다. 미국 입양은 러셀에게 안정적인 가정을 제공하기는커녕, 마약 중독과 불안정한 체류 신분을 갖게 만든 셈이다.

추방 재판을 받을 당시 러셀은 그를 지원하는 '양부모'(법적인 입양 부모가 아닌 후견인)도 있었고, 결혼해 세 명의 자녀(아들 둘, 딸 하나)가 있었다. 딸은 러셀이 추방 재판을 받을 당시 미군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러셀의 사연이 알려지자 입양인들을 중심으로 추방 반대 운동이 시작됐다. 2011년 8월부터 1년 넘게 제니퍼 권 돕스 올라프 대학 교수 등 입양인들은 러셀의 추방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해외입양인연대(G.O.A.'L)는 23개 국제기구와 30여 명의 입양 공동체 리더들과 지지하는 학자들이 서명한 편지를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에게 보냈다.

뉴욕 영사관도 러셀의 추방을 막는 것을 도왔다. 제니퍼 권 돕스 교수는 기자와 메신저 대화를 통해 "뉴욕 총영사가 러셀 재판 과정에 인도적 차원에서 미국에 남을 수 있게 해달라는 탄원서를 써줬다"고 밝혔다.

입양인들의 노력과 우리 영사관의 지원으로 결국 러셀은 이민국 재판에서 이겼다. 하지만 돕스 교수는 해외입양인연대 소식지(Winter Issue 2012)에 쓴 글에서 "러셀의 합법적인 승리가 입양인들과 공동체에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그의 추방 연기가 법적인 선례가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욕 이민국 판사는 러셀이 혼혈이라는 점과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해 '고문 방지 협약(Convention against Torture)'을 적용해 러셀의 추방을 연기했다. 이런 러셀의 판례가 모든 입양인에게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아담 크랩서 씨에 대한 추방 결정이 2016년 10월 이민국 재판을 통해 내려질 때, 판사는 그가 입양인이고 양부모에 의한 학대와 방임으로 인해 시민권을 획득할 수 없었다는 점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셀의 사례는 추방 입양인 발생 자체를 막는데 있어, 한국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추방 위기에 처한 한국 출신 입양인들을 사전에 인지해 이민국 재판 과정에 개입할 수 있다. 또 추방 결정이 내려져 한국 영사관에 여권이나 여행증명서 발급 요청이 왔을 때, 이를 거부하는 방법도 있다.

입양인들을 위한 '뿌리의 집' 김도현 목사는 "정신병원과 감옥을 왔다갔다하는 팀, 결국 자살을 선택한 필립 등의 사례를 볼 때 성인 입양인들이 한국으로 추방돼 돌아와 정착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추방 자체를 막는 게 최선의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이경은 박사도 "추방 입양인들의 삶을 보면 한 번 이상의 입양 실패와 그 과정에서 학대나 마약 등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심리 상담과 치료가 절실한 상황인데, 한국에서는 이들의 언어와 배경을 이해하고 상담과 치료를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나 기관을 찾기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 러셀 그린의 추방 반대 탄원서



'입양인시민권법' 통과 가능할까?

지난 3일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입양인 주디 김(50) 씨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 편지를 보냈다. (출처 : <오마이뉴스>, "무국적 입양인들의 불행 이젠 한국 정부가 개입해야")

"저와 같은 국제입양인들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없어, 교육지원이나 주택 모기지, 은퇴연금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국제입양의 역사가 30여 년이 넘게 흐르면서, 입양인들은 나이를 먹어가고, 시민권 없이 은퇴 후 생활에 있어 점점 경제적 곤경에 처하고 있습니다. 시민권 취득 과정은 지난하고 비용이 많이 듭니다. 이런 심각한 문제들로 인해 절망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입양인들도 있습니다. 시민권 없이, 저희는 민주적인 의사 결정에 참여할 권리도 없습니다. 저희가 미국으로 보내진 이유가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라면, 저희에겐 그 삶을 누릴 권리가 박탈된 것입니다."

추방과 시민권 미취득자 문제는 서로 연결된 문제이지만, 해결책은 분리해서 고민해야 한다. 추방은 가시적이며, 긴급한 인권 사안이라는 점에서 한국과 미국 정부 간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는 게 크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입양인 시민권 문제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는 연령에 상관없이 입양인 시민권을 인정해 주는 '입양인 시민권법'(Adoptee Citizenship Act, ACA) 제정 운동이 진행 중이다. 주디 김 씨는 문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 편지에서 "입양인 권익 캠페인(Adoptee Rights Campaign)과 미주한인교육봉사단체 협의회(National Korean American Service & Education Consortium, 미교협)는 뜻을 같이하는 여러 단체 및 개인들과 함께 미국 연방 의회가 입양인 시민권법안을 당장 통과시켜 모든 국제입양인들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입양인 시민권법은 지난 2015년부터 미국 일부 상하원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했지만, 지난 해 말 회기 만료로 법안이 자동 폐기된 상태다.

앞으로도 입양인 시민권법 통과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다. 제인 정 트렌카 대표는 "미국의 어느 정부기관에서도 해당 입양인들의 귀화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 바가 없으며, 미국의 국제입양 시스템은 전적으로 민영화되었으며, 영리 추구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민간입양기관이나 미국 및 대한민국 양국 정부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따른 어떠한 이점이나 불이익도 없으므로, 이대로라면 이 사안은 계속하여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국 정부도 2015년 입양인 시민권법이 미 의회에 상정됐을 때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 입양 정책 담당자가 입양인 시민권법 재발의를 요청하러 미국 의회를 찾은 게 우리 정부가 한 노력의 전부다.

이경은 박사는 "미국은 우리와 달리 행정부에서는 입법안을 제출할 수 없다. 입법은 전적으로 의회의 권한이고, 연방 정부가 의회를 상대로 압력을 행사할 통로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입양인 시민권법이 의회에서 재발의 되더라도 실제 통과를 위해선 미국 내 여론이 움직이는 수 밖에 없다는 게 트렌카 대표와 이 박사의 공통된 지적이다.

트렌카 대표는 "미국 내에서 법률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힘은 입양기관 및 그들의 사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사람들(입양부모들)로부터 비롯한다"며 "지금껏 입양기관은 그들의 지난 과오를 바로잡을 하등의 이유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본 법률안을 통과시킬 유일한 방법은 바로 입양기관이 해당 법안을 지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면서 미국 입양의 일시 중단(moratorium) 선언을 주장했다.

트렌카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는 법률 개정 없이 행정 명령으로 미국으로의 입양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입양기관과 입양 부모들이 ACA를 지지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모라토리엄 선언이 굉장히 극단적인 방식으로 보이지만 실제 헤이그국제아동협약에서 허용하고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며 "과테말라, 루마니아 등 일부 국가들이 헤이그 협약 가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국의 미비한 입양관련 법제를 개선하기 위해 일정기간 동안 국제입양의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기도 했다.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러시아 등도 아동입양에 사고가 생겼을 때, 미국 입양에 한해서만 일시적으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입양인 시민권법 통과를 위한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촉구하는 2편의 공개 편지다. 

문재인 대통령 및 대한민국 정부 귀중:

강제추방 당한 입양아들에게는 미국 국적이 필요합니다. 미국 정부만이 이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강제추방된 입양아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미국 정부가 법률을 개정하도록 압박하는 데에 대한민국 정부가 어떠한 방식으로 지원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저에게 다음과 같은 의견이 있습니다.

미국으로의 국제입양에 대해 즉각적인 중단을 명령하시길 바랍니다.

2012년도에 대한민국 보건복지부는 미국으로 입양된 아이들 18,000명의 국적이 승인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였고,

당시 대한민국 보건복지부는 미국 국무부 산하 아동복지부에 국적 승인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였으나, 미국 국무부는 공식적으로 어떠한 협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으며,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기간 동안 불과 3,000여명의 한국계 입양아만이 미국과 대한민국의 민간입양기관 파트너십을 통하여 미국 국적을 추가 승인 받았고, 남은 15,000명의 미국 국적은 여전히 미승인된 상태입니다,

미국 내 입양기관이 대한민국 정부에 귀화를 통한 국적취득을 미신고한 각 개인들의 명부가 존재하며, 대한민국 보건복지부는 그 명부를 통해 국적 미승인 입양아의 수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한민국과 미국 양국의 입양기관들은 이러한 기본적인 절차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기를 반복하였으며,

미국의 어느 정부기관에서도 해당 입양아들의 귀화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 바가 없으며, 미국의 국제입양 시스템은 전적으로 민영화되었으며, 영리 추구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민간입양기관이나 미국 및 대한민국 양국 정부에게 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따른 어떠한 이점이나 불이익도 없으므로, 이대로라면 본 사안은 계속하여 방치될 것이며, 이는 결국 미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한국계 국제입양아들에게 다음의 사례들 및 그 밖에 여러가지 형태로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임에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미국 내 선거에 참가하여 투표를 하거나 배심원으로서 재판에 참여할 경우 사기죄 혐의 적용; 미국 연방정부에서 보장하는 참전군인 미망인에 대한 혜택 수혜 불가능; 미국 연방정부에서 보장하는 교육 혜택 수혜 불가능; 미국 내 가족으로부터의 분리 및 추방; 한국 내에서 적합한 방식 및 장기적 방식의 치료 부재로 인한 정신질환의 악화 및 자살사고 등,

이는 매우 위급하고 중대한 사안으로서 기존에 정비가 된 법률을 통해 미국에서 명확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법률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힘은 입양기관 및 그들의 사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사람들(입양부모들)로부터 비롯합니다,

지금껏 입양기관은 그들의 지난 과오를 바로잡을 하등의 이유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본 법률개정안을 통과시킬 유일한 방법은 바로 입양기관이 해당 법안을 지지하도록 그들에게 장려방안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미국 내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어떠한 장려책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미국 정부가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때까지 더 이상의 아이들이 미국으로 입양되지 않도록 대한민국 정부가 조치함으로써 압박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성인이 된 많은 한국계 입양아들은 그 입양부모들, 입양기관들 및 미국 내 유관 정부부처들이 보이는 무관심으로 인하여 현재 대단히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은 개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사실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자국의 법률 개정 없이도 관료적인 방식으로서 입양 중단 조치를 적용할 수 있음을 주지하는 바,

● 본인은 대한민국 입양특례법에 의하여 시행되는 미국으로의 입양 전체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일시적 중단을 즉각적으로 명령하고, 미국 내 국제입양아들에게 그들의 연령, 범죄경력, 현재 이민자격 및 그 결격사유를 막론하고 모두 동등하게 미국 국적을 취득할 기회가 주어지도록 미국 정부가 그 법률을 개정할 때까지 해당 입양 중단 조치가 효력을 발휘하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본인은 또한 다음의 사항을 제안합니다:

● 대한민국 정부는 (보건복지부 산하, 재단법인 중앙입양원 산하) 홀트, 대한사회복지회, 동방사회복지회 등 입양기관들이 입양특례법에 의한 처리대상이 되는 모든 미국 국적 부모들의 입양 신청 건에 대한 접수를 즉각 중단하도록 강제하고,

● 단, 현재 처리 중인 모든 입양건은 충실하게 처리하여 "기밀 통로"가 발생하기 않도록 하며,

● 대한민국은 군사, 무역통상 등 미국과 관계된 기타 사안과 본 입양 문제는 별도로 취급하도록 하고,

● 복잡하고 많은 비용이 필요한 미국의 국적취득 절차를 완료하기 위해 무료 법률자문 및 지원을 필요로 하는 입양아들이 한국 내 적절한 단체들과 연결되어 도움을 받기 위해 입양기관들이 해당 단체들과 긴밀하게 공조하도록 강제하는 데에 대한민국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국제적 협력과 인권수호의 정신으로, 그리고 깊은 존경과 희망을 가지며, 본인은 본 요청서를 문재인 대통령과 대한민국 정부에 2017년 6월 12일자로 제출하는 바입니다.

2017년 6월 12일 
제인 정 트렌카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편지

문재인 대통령님께

미국 방문을 환영하며, 취임한 후 보여주고 계신 정치적 성과에 축하드립니다. 거두절미하고 대통령님의 신속한 정책을 촉구하고자 이 편지를 드립니다. 저와 같은 수천, 수만의 한인 입양인들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데 많은 곤경을 겪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많은 아동들이 국제 입양될 수밖에 없었던 전후 한국의 극심한 빈곤을 이해하지만, 그것이 제가 미국에서 처해야 하는 불평등을 정당화하지는 않습니다. 50여 년 전 대한민국에서 저를 미국으로 입양보냈던 사람들도 그런 의도로 저를 보내지는 않았으리라 믿습니다. 대통령님의 즉각적인 도움을 바라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와 같은 국제입양인들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없어, 교육지원이나 주택 모기지, 은퇴연금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국제입양의 역사가 30여 년이 넘게 흐르면서, 입양인들은 나이를 먹어가고, 시민권 없이 은퇴 후 생활에 있어 점점 경제적 곤경에 처하고 있습니다. 시민권 취득 과정은 지난하고 비용이 많이 듭니다. 이런 심각한 문제들로 인해 절망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입양인들도 있습니다. 시민권없이, 저희는 민주적인 의사 결정에 참여할 권리도 없습니다. 저희가 미국으로 보내진 이유가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라면, 저희에겐 그 삶을 누릴 권리가 박탈된 것입니다.

입양인 시민권법(Adoptee Citizenship Act)은 한인을 비롯한 국제입양인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 중요합니다. 입양인 권익 캠페인(Adoptee Rights Campaign)과 미주한인교육봉사단체 협의회( National Korean American Service & Education Consortium, 미교협)는 뜻을 같이하는 여러 단체및 개인들과 함께 미국 연방 의회가 입양인 시민권법안을 당장 통과시켜 모든 국제입양인들이 미국인 양부모에게 입양될 당시에 이미 받았어야 할 시민권을 지금이라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이에 대한민국의 통수권자로서 문 대통령님께서 미 의회와 미국 대통령에게 이 법안의 통과와 발효를 적극 권유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적어도 2만여 명의 한국계 국제입양인은 물론, 수 천 명의 국제입양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저희들의 우선과제는 시민권 취득이지만, 이 기회를 빌어 문 대통령님과 대한민국 정부가 모든 한국계 입양인들의 미국 시민권 취득및 입양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시도록 부탁드립니다. 특히 한국내외 국제입양기관들이 포괄적인 입양후 관리서비스(Comprehensive post-adoption services, PAS)를 도입하도록 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입양인들에 대한 한국 문화와 한국어교육을 위한 지원및 친부모 상봉지원, 입양인 전문상담및 카운셀링 등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또한, 거주 신분 문제로 고통받는 입양인들에게 정부 간 권익옹호지원과 개별 사례지원등이 필요합니다. 만약 한국 정부가 입양인들의 법률지원과 이민국 수속 비용에 대한 재원을 지원한다면, 현재 개인의 후원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저희의 법률 구조및 지원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덧붙여서, 미국내 가족과 커뮤니티에서 분리되어 한국으로 강제추방된 입양인들은 한국에서 많은 서비스를 필요로 합니다. 저희는 한국에 강제추방된 입양인 친우들을 그리워하며, 그들이 지금은 전혀 낯선 나라가 된 모국에서 제대로 살수 있을지 걱정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입양인들이 모국인 한국에 있는 친부모와 가족을 애타게 만나고 싶어하며, 본명과 생년월일 및 인적사항을 알 수 있었으면 바라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한국에 있는 나이든 부모세대들이(자식을 입양보냈다는) 수치심을 떨치고 한국에 있는 입양인 데이터베이스에 DNA샘플을 제출해서 저희가 핏줄을 찾을 수 있도록 촉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많은 입양인들이 노년이 되어가면서 피붙이와 상봉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결과가없는 부모님을 수색했다.

문 대통령님, 미국에 살고 있는 저 같은 한국계 입양인들은 미국에서 인권을 가장 인정받지 못하는 그룹중의 하나입니다. 50세에 접어든 지금 저는 아직도 양부모의 정당한 법적 상속자로 인정받지 못해 싸우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의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국제입양인 문제에 적극 개입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2017년 7월 3일
조이 김-알레시(주디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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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기자
onscar@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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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프레시안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치, 사회, 경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3년부터 4년 동안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프레시안 기자들과 함께 취재한 내용을 묶어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등을 책으로 냈습니다. 원래도 계획에 맞춰 사는 삶이 아니었지만, 초등학생 아이 덕분에 무계획적인 삶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