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검찰 물갈이 '신호탄' 쐈다
2017.05.17 15:47:29
카카오톡 친구추가
靑 "검찰이 자체 감찰 안 해"…검찰 개혁 속도 내나?

문재인 대통령이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의 '술판' 및 돈 봉투 수수 문제에 대해 17일 감찰을 지시하면서 '검찰 물갈이'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올라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법무부 감찰위원회와 대검찰청은 이에 대해 엄정히 조사해 공직 기강을 세우고 청탁금지법 등 법률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이영렬 검사장이 격려금을 준 사람들은 검찰국 1,2 과장으로 검찰 인사를 책임지는 핵심이다. 수령한 격려금을 반환한 것은 당연하나, 이 검사장의 격려금 배경과 이유는 조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안태근 검찰국장이 건넨 격려금의 출처와 제공 이유 및 적법 처리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며 "또한 법무부와 검찰의 특수활동비가 원래 용도에 부합하게 사용되는지도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책임자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달 17일 조사 대상이었던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과 부적절한 술자리를 벌였다. 우병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한 지 나흘째 되던 날이다. 안태근 국장은 이 자리에서 수사팀 간부들 6명에게 50만~100만 원 가량이 든 돈봉투를 돌렸다. 이 지검장도 검찰국 2명에게 돈봉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안태근 국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1000여 차례 통화하며 '국정 농단' 수사 대처 방안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던 인사다. 그러나 특검이 밝혀낸 이같은 정황은, 수사가 검찰로 넘어가면서 오리무중이 됐다. 이영렬 지검장이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지점이다.

돈봉투의 성격도 문제다. 이는 감찰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 간부들에게 현직 검사장이 돈봉투를 건넨 것은 이른바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윤 수석도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을 내비쳤다. 돈을 돌려준 것은 변수가 안 된다.

피조사자인 검찰국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간부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것 역시 '보은성'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돈의 출처도 문제다. 한 전직 검찰 관계자는 "검찰 내부에서는 '돈봉투 문화'가 상당하다. 대부분 '특수활동비'나 '수사비'로 생색을 내는 것인데, 이는 근절해야 할 적폐"라고 지적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제대로 감찰해 공직 기강을 바로세우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이 '검찰 개혁'으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되는 이유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감찰 지시를 내린 이유에 대해 "검찰과 법무부에서 감찰한다고 얘기가 나왔나? 안 나왔지 않나. 만약 자체적으로 검찰이 감찰에 들어갔다면 대통령이 굳이 그런 말씀을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 대통령의 의지가 그만큼 크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도 '검찰 개혁'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안태근-이영렬의 만찬은 검찰 내부로부터의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고위 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했다. 

검찰 '빅2'가 연루된 '부적절 술판' 및 '돈봉투 수수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질 전망이다. 두 인사가 '우병우 라인'으로 지목됐다는 점에서, 향후 검찰 인사 과정에서는 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개혁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며 '눈가리고 아웅'하는 셀프 개혁으로 일관해 왔다. '인사권을 개혁의 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당시 정부의 암묵적 지침 등을 악용한 것이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이 '인사' 문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검찰은 '인사권'에 절절매며 정권의 '칼' 노릇을 해 왔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다면…

인터넷 뉴스를 소비하는 많은 이용자들 상당수가 뉴스를 생산한 매체 브랜드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온라인 뉴스 유통 방식의 탓도 있겠지만, 대동소이한 뉴스를 남발하는 매체도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관점이 있는 뉴스 프레시안은 독립·대안언론의 저널리즘을 추구합니다. 이러한 저널리즘에 부합하는 기사에 한해 제안 드립니다. 이 기사에 자발적 구독료를 내주신다면, 프레시안의 언론 노동자, 콘텐츠에 기여하는 각계 전문가의 노고에 정당한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쓰겠습니다. 프레시안이 한국 사회에 필요한 언론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김윤나영 기자
dongglmoon@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기획팀에서 노동 분야를 담당하며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 등을 다뤘다. 이후 환자 인권, 의료 영리화 등 보건의료 분야 기사를 주로 쓰다가 2015년 5월부터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