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와 분쟁? 민법 새 규정으로 해결 가능
2017.05.06 14:22:00
[작은책] 여행사의 일정과 숙소 임의 변경, 배상받을 수 있다
여행계약에 관한 법이 새로 생겼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뿐, 우리 일상생활은 여러 가지 법에 의해 좌우되고 있습니다. 그중 '민법'은 개인 간의 가족관계, 재산, 거래관계 등을 규율하는 법으로서 우리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민법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매매계약, 임대차계약 등 전형적인 계약(전형계약)에 관해서는 '계약을 체결할 때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계약을 이행할 때는 어떻게 이행해야 하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사항을 미리 규정으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반면, 민법은 리스계약, 프랜차이즈계약 등 비전형적인 계약(비전형계약)에 관해서는 일반적인 규정을 정해 두고, 어떤 규정을 적용할지를 그때그때 정하고 있습니다. 전형계약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은 그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분쟁의 여러 모습을 보고 만들어진 것이라, 아무래도 구체적인 규정이 있는 편이 분쟁 해결에는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최근 민법이 개정되면서 '여행계약'은 민법이 정하는 전형적인 계약의 하나가 되었습니다('여행계약편' 규정이 신설된 개정 민법은 2016년 2월 4일부터 시행). 여행 인구가 늘면서 여행사와 여행객 사이의 분쟁이 늘어나자, 여행계약에서 주로 다툼이 되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법으로 미리 정해둘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지요. 유난히 긴 연휴가 많은 올해, 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가게 될지도 모르니 여행계약에 관한 민법의 새 규정을 눈여겨봐 두세요.

ⓒpixabay.com


민법이 정하는 여행계약의 주요 내용

여행계약에서는 여행사가 여행 전 계약 취소를 거부하거나 여행 중 원래 안내한 일정이나 숙소를 임의로 변경하는 것이 주요 분쟁거리가 됩니다.

이에 개정 민법은 여행계약에 관하여 여행 출발 전에는 상대방의 손해를 배상하고 언제든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제674조의 3), 여행을 중단해야 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원래대로 귀환하는데 드는 비용을 적절히 부담한다(제674조의 4), 여행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시정을 요구하거나 여행비를 감액해 달라고 할 수 있다(제674조의 6), 여행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데 시정되지 않거나 이행을 기대할 수 없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제674조의 7), 민법 규정과 달리 정한 여행계약 약정이 여행자에게 불리하다면 효력이 없다(제674조의 9)고 정하였습니다. 적용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장기 휴가를 내고 여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 담당자가 다치는 바람에 이를 대신해야 해서 여행계약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면? 일반적으로는 여행계약이 체결되고 나서 상당 기간이 지나서야 실제 여행을 떠나게 되기 때문에 여행객에게 여행을 갈 수 없는 사정이 생기는 일은 빈번합니다. 이 경우 여행객은 여행사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 주고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예약 취소 불가'라는 공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여행자에게 불리한 계약은 효력이 없으므로, 여행객은 여행사의 손해를 배상하고 이러한 여행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행 출발일까지 남은 일수에 따라 일률적으로 취소 수수료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취소로 인한 실제 손해를 배상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여행사의 사전 준비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여행계약의 경우에는 여행객의 손해가 클 수도 있습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온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사를 통해 가족 10명만 참가하는 단체 여행이라고 하여 많은 비용을 지불했는데, 막상 여행을 떠나는 날 전혀 모르는 삼삼오오 여행객 20명이 동행하게 되었다면? 여행사가 가족만의 단체 여행이라고 설명하였음에도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여행 장소에서 즉시 여행사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거나 여행비 감액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가족끼리 여행을 한다는 점을 중시하여 여행계약을 체결했는데 여행사가 그와 다른 단체 여행을 제공했다면, 이는 여행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이므로 여행사가 문제를 시정하지 않는다면 여행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여행사가 출발한 곳으로 돌아가는 교통편을 제공하기로 했다면 여행사는 여행객을 귀환 운송해 주어야 합니다.

고급 호텔에서 숙박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여행지에서 저급 숙박 시설에서 숙박하는 경우로 변경된 경우도 마찬가지로, 여행객은 계약 내용과 다른 여행을 제공한 여행사에 시정 또는 여행비 감액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행사와의 분쟁에서는 여행계약의 내용에서부터 다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여행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중요 내용을 반드시 확인하고 여행사가 안내한 내용·자료·일정표 등을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글 보기
월간 <작은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부터 시사, 정치, 경제 문제까지 우리말로 쉽게 풀어쓴 월간지입니다. 일하면서 깨달은 지혜를 함께 나누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찾아 나가는 잡지입니다. <작은책>을 읽으면 올바른 역사의식과 세상을 보는 지혜가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