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이틀 만에 날아온 '10억불 청구서'
2017.04.28 12: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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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비용 부담 없다"더니…'졸속 배치' 후폭풍 거셀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억 달러에 달하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청구서를 내밀었다. 지난 26일 새벽 경북 성주에 엑스밴드 레이더 등 사드 설비를 기습 배치한 지 이틀 만에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0억 달러짜리 사드에 한국이 돈을 지불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돈으로 1조3000억 원이다. 

당초 정부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관련 규정에 따라 한국은 부지와 기반시설 비용을 담당하고 미국은 사드 전개와 운영 및 유지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즉, 1조 원이 넘는 사드 포대 비용을 주한미군이 부담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발언이 알려진 직후에도 국방부는 "한미는 SOFA 관련 규정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부지·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체계의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측이 부담한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에 사드 장비 비용까지 부담하라고 공개 압박함에 따라 주한미군이 비용을 대는 '공짜 사드'라는 식의 정부의 해명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미국이 직접 청구 형태가 아니더라도 사드 배치와 운용을 빌미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미국 의회가 해외 미군 주둔지 시설과 관련한 예산을 책정한 전례가 없어 미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위해 예산을 편성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도 정부는 지난 2014년 분담금 협상을 통해 2018년까지 5년간 분담금을 이미 확정한 만큼 방위비 분담금이 사드 비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해왔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2019년부터 새로 적용될 방위비분담금 협상 때 미국이 사드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우리가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1년 남짓이란 뜻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동맹의 경제적 구조조정' 대상으로 한국을 특정하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했던 만큼, 이를 통한 미국의 '사드 비용 떠넘기기'가 현실이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같은 문제는 박근혜 정부가 사드 도입을 법적 근거 없이 졸속으로 추진한 데 따른 필연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미 간의 합의는 '한미 공동실무단 운용 결과 보고서'와 이에 근거한 한미 공동의 보도자료뿐이다. 국제법적 지위를 갖는 외교 문건이 아니라, 양국 국방 담당자들 사이의 임의 합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드 합의가 한미 정부 간에 법적 권리와 의무를 규정한 '조약'으로 체결되지 않은 탓에, 미국 정부가 사드 전개 후 비용 등 각종 사항을 한국 정부에 떠넘길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꼴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비용 전가와 함께 한미 FTA에 대해서도 "재협상되거나 종결돼야 한다"고 못을 박은 만큼 트럼프 발(發) 경제와 국방 비용을 둘러싼 거센 압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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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기자
hilltop@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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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