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득, 박근혜에 "동생 최순실을 죽일 수 없지 않나"
2017.04.21 17:29:29
박근혜와 최순실 일가 '긴밀한 관계'...처벌 가능성 예상한 정황도

'최순실 씨 기획입국설'은 사실이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지난해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유럽에 있던 최 씨의 귀국을 종용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박 전 대통령은 최 씨의 언니이며 장시호 씨의 어머니인 최순득 씨와 통화하며 최순실 씨의 입국에 대해 상의했다.

특검 "박근혜, 최순득과 최순실 입국 시기 상의했다"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6차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공개한 내용이다. 특검팀은 이날 최순득 씨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특검팀은 "최순실 씨가 박 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건 아니다"라며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최순득 씨와 입국 시기를 조율하고 상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서에 따르면, 장시호 씨는 지난해 10월 26일 그의 어머니인 최순득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순실 씨가 귀국하기 나흘 전이다. 이날 장 씨는 "이모(최순실) 유언장을 찾았다. 이모가 자살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 씨는 "이모가 이사장님(박 전 대통령)과 연락이 안 된다면서 나한테 윤 비서(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정됨)에게 전화해 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씨는 '윤 비서'를 포함한 몇 개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같은 날 오후 5시 49분께 최순득 씨는 '윤 비서'에게 전화해서 51초 동안 통화했고, 이어 7시 14분께 16분 동안 통화했다. 윤 비서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있지 않다며, 20분 뒤에 다시 전화하라고 했다. 최순득 씨가 20분 뒤에 전화하자 윤 비서는 박 전 대통령을 바꿔줬다.


박근혜 "최순실이 일단 한국에 들어와야 문제 해결"

최순득 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안녕하십니까.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이런 일로 전화를 드려 너무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글쎄요.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었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과 최순득 씨는 서로의 안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순실 씨 이야기가 나오자, 박 전 대통령은 "본인(최순실 씨)이 일단 한국에 들어와야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최순득 씨는 "언니 입장에서 동생을 죽일 수 없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최순실 씨가 귀국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차마 귀국을 권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본인(최순실 씨)이 한국에 일단 들어와야 해결이 된다"라며 앞서와 같은 대답을 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아는 변호사가 있느냐"고 물었고, 최순득 씨는 "동생(최순실 씨)이 이혼할 때 담당했던 변호사가 도와줄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결국 최순실 씨는 지난해 10월 30일에 귀국했다. 귀국 당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이 귀국 시기를 상의했다는, 이른바 '기획입국설'이 나왔었다. 21일 법정에서 공개된 최순득 씨의 진술조서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박근혜와 최순실 일가의 긴밀한 관계 보여주는 근거

이재용 부회장 및 삼성 경영진의 뇌물 공여 여부를 주로 다루는 이번 재판에서 최순득 씨의 진술조서가 공개된 데는 이유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크게 네 가지가 입증돼야 한다. 첫째, 이 부회장 측은 최순실 씨 일가를 경제적으로 지원했다. 둘째, 최순실 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칠 만큼 긴밀한 관계다. 셋째, 이 부회장 측은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넷째, 이 부회장 측은 최 씨에 대한 지원의 대가로 박 전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었다.

특검팀이 최순득 씨의 진술조서를 공개한 건, 이 가운데 둘째를 입증하기 위해서였다. 최순실 일가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가 대단히 긴밀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라는 게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특검 측이 사건과 관계없는 주장을 한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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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석 기자
mendram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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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복지, 재벌 문제를 주로 취재했습니다. 복지국가에 관심이 많습니다. <삼성을 생각한다>를 내려고 김용철 변호사의 원고를 정리했습니다. 과학자, 아니면 역사가가 되고 싶었는데, 기자가 됐습니다. 과학자와 역사가의 자세로 기사를 쓰고 싶은데, 갈 길이 멉니다.